[오피니언] 민주당은 '진보'하고 있나?

발행인 윤태선 승인 2023.12.27 13:05 | 최종 수정 2023.12.27 14:07 의견 0

한동훈(50) 전 법무부 장관이 정치권 예상과 달리 다음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하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 22세에 '소년급제'한 그는 케네디, 오바마, 처칠, 서태지의 연설과 가사를 활용해 수려한 수락 연설을 선보였다. 연단으로 향하며 들고있던 헤진 연설문은 자신은 단지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노력과 고민이 함께라는 의미를 담기에 충분했다.

또 한 명의 젊은 정치인인 국민의힘 전 당 대표 이준석(38)이 상계동에서 탈당과 신당 창당에 관한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다. 한 위원장의 등장으로 다소 관심이 줄어든 모양새지만, 이준석 또한 그의 명석함이 어떻게 기존 정치 문법과는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지 기대가 된다.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법무부 장관인 73년생 한동훈과 최연소 당 대표가 된 85년생 하버드 출신의 이준석 간의 이슈 충돌은 누군가에겐 그저 '뭣도 모르는 시건방진 젊은 인사들'로 인식될 수 있겠지만 국민의힘과 정치계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국민의힘이 불과 2달 전 17.15% 차이로 대패한 당이라는 기억을 없애고 있지 않은가. 결국 이준석은 탈당으로 이어진다 해도 이들이 훌륭한 정치적 자산이라는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지난 강서구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한 민주당 인사에게 "이번 선거는 15% 이하로 이기면 사실상 민주당이 진 선거이고 그 이상이어야 본전이며, 이긴다 해도 젊은 정치인을 발탁하는 등의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현재 민주당은 어떤 이슈에서도 선점 기회를 잃은 상태다. 당 대표의 대승적 결단의 기회도, 탈당 인사들의 신선함도 없다. 유일한 혁신의 길은 당내 젊은 인사들에게 동력을 만들게 하는 것인데, "정치 아니면 할 것이 없다."는 그들에게 어떤 선택지가 남아 있는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회의, 더불어민주당 제공 / STANDARD NEWS™


새로운 인물들의 각 당내 도전은 그 자체로 기회일 뿐 아니라 기존 정치인들에게도 '메기 효과'를 줄 수 있다. 민주당의 '386 정치인'이라 불리는 그들도 30년 전 세상을 두려워 않고 독재타도를 외치던 젊은이들이며 '메기들'이었다. 단순히 친명 또는 반명, 운동권 출신 또는 생체적 나이가 많고 적음에 따라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좋지도 옳지도 않다. 하지만 혁신을 위한 공간을 내주지 않는 것은 자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마지막 젊은 정치인으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국회에서 차분히 따져 묻던 이탄희(45) 민주당 의원이 떠오른다. 선거제도 개혁 유지를 주장하며 불출마하는 그의 모습에서 민주당 내 정치 생태계가 작동은 하고 있을까라는 의심까지 든다. 하지만 기득권을 내려놓으며 자신의 소신을 관철시키려는 그의 모습을 보며 한동훈, 이준석과 함께 민주당의 그들에게도 기대를 꺾지는 않는다. 혁신되지 않는 보수는 물론이고 진보하지 않는 진보 역시 퇴행하기 마련이다. 직업 정치를 반대하지 않지만, 할 게 없다고 하는 것이 정치가 아님은 분명하다. 아프게도 역사는 사정을 들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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